전자오락 수호대를 모집합니다! - 서촌에서 가장 오래된 오락실 되살리기

청소년들의 드림센터 용오락실 복원하기


전자오락 수호대를 모집합니다! - 서촌에서 가장 오래된 오락실 되살리기 설재우

청소년들의 드림센터 용오락실 복원하기

전자오락 수호대를 모집합니다! - 서촌에서 가장 오래된 오락실 되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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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전자오락실을 아시나요?

20세기의 끝자락인 1980~90년대, 그야말로 오락실의 르네상스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다른 학교 주변 지역도 그랬으리라 생각되지만 특히 서울의 오래된 동네 서촌(西村) 일대는 경기상고, 경복고등학교, 청운중학교, 대신중학교, 매동초등학교, 청운초등학교 등 남학교가 밀집해있던 까닭에 꽤 많은 오락실들이 있었습니다. 삼성 오락실, 오뚜기 오락실, 효자 오락실, 신교 오락실 등등 지금은 사라져버린 추억의 이름들이 방과 후 사교육 따위는 관심도 없던 아이들의 열기 속에 발 디딜 틈 없이 꽉꽉 차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엄마들과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잡으러 오락실을 뒤지고, 아이들은 여기저기 오락실로 도망다니고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친구들과 학교 끝나고 어디 오락실에서 만나자, 누구랑 팀을 짜서 오락을 하자 작당모의를 하며 오락실에 가면 막상 돈이 없더라도 옆에 앉아 구경만 해도 좋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저 100원 하나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형 학원이 생기고, 인터넷 강의가 나오고, PC방이 등장하자 그 오락실들은 하나 둘 씩 사라지고 그 자리엔 치킨집, 미용실, 세탁소 등 다른 업종들이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의 풍파와 변화 속에서도 우직하게 최근까지 운영되어온 단 하나의 오락실, 서촌의 마지막 오락실이 되어버린 곳 바로 <용오락실>입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용오락실>할머니

<용오락실> 주인 할머니는 근처 모 오락실이 최신 빠찡꼬 기계로 돈을 하루에 몇백만원씩 벌기 시작하며 일대 오락실이 다 빠찡꼬로 변해갈 때 할머니도 주변에서 어서 빠찡꼬로 바꾸라는 권유를 받으셨는데, "나는 그렇게 (더럽게) 돈 벌지 않고, 아가들에게 그런 것 시키지 않는다" 고 일언지하에 거절하시던 분입니다. 오락실을 단지 돈만 보고 한게 아니라, 아가들(학생들)에게 불건전하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거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저 고리타분하고 쓴소리만 하시는 할머니는 아니였습니다. 어찌나 기억력도 좋으시고 젊은이들 감각까지 갖추셨는지 게임 기판도 혼자 척척 갈으시고, 운좋으면 가끔씩 심심하면 철권을 즐기시는 할머니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경복고 학생을 K.O 시키던 할머니의 모습은 한 때 인터넷에선 '아직 10년은 멀었다.jpg' 라는 짤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설날,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학생들은 할머니께 세배를 드리러 오락실을 방문하였고 할머니께선 공부 열심히 하라는 덕담과 함께 100원씩 세뱃돈을 주시곤 하셨습니다. 물론 그 돈은 고스란이 오락실 기계로 들어가긴 했지만 말입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용오락실 사진 '50년은 멀었다.JPG'

 

어쩌면 한국의 수도 한복판인 서울에서 우리 어린시절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공간이라 생각하니 더욱 더 소중하게만 느껴지던, 그런 서촌의 마지막 오락실이었던 용오락실은 2011년 봄이 지나가던 어느 날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전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미 서촌은 많은 곳이 변하고 있었지만 용오락실이 없어진다는 건 다른 곳이 사라질 때보다 훨씬 더 아쉬운 감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네 청소년들의 유년시절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 곳이 망가지고 사라질까봐 걱정이 됐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용오락실 자리를 인수하게 되었고, 그 뒤로 서촌을 연구하고 알리는 곳인 서촌공작소(구 서촌연구소)로 사용하고 해왔습니다. 그러나 점점 서촌과 옥인길이 상업화가 심해지자 서촌공작소를 옥인상점이라는 소품가게로 바꿔야만 했고, 지금은 그마저도 임대료가 많이 올라서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옥인상점이 없어지고 난 자리엔 또 다른 카페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미 옥인길에 카페는 셀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

 

*<용오락실>의 귀환을 꿈꾸며...!

그래서 저는 이제 그 동안 운영해 온 옥인상점의 영업을 종료하고 <용오락실>을 복원하려고 합니다. 옥인길의 개성을 만들고 주민들과 청소년들의 놀이터였던 곳을 되살리고 싶습니다. 서촌이 카페와 레스토랑만 가득한 곳이 아니라 이런 곳도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오고가는 사람들의 쉼터와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고 싶습니다. <용오락실>의 귀환은 단순한 장소의 복원이 아닌 아날로그 정신의 계승이라고 생각합니다. 

 

 

 

▲ 가스파드님의 네이버 웹툰 연재만화 <전자오락 수호대> 중 주인공 '패치'

    

이제 결론으로 '전자오락 수호대' 되어주실 분을 찾습니다. 제게 전자오락기를 한대씩만 기증해주세요. 복원에 사용될 오락기 모델은 '크라운203'이라는 옛날 브라운관 모델입니다. 가격은 현재 시세로 대당 30만원 정도 입니다.

1) 30만원 후원자 (10분) : 오락기 마련을 위해 30만원을 기증해주시는 10분껜 많은 사람들이 오락을 즐기며 명예로운 이름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계 상단에 성함 혹은 메세지를 새겨놓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용오락실 방문시 무제한(1년) 게임을 즐기 실 수 있는 특혜를 드리겠습니다. 

2) 10만원 후원자 (10분) : 오락기만 가지고 게임이 되진 않습니다. 오락기판(게임팩)도 필요합니다. 가격은 약 10만원 정도입니다.  기판 마련을 위해 10만원을 기부해주시는 10분께는 무제한(6개월)으로 게임을 즐기 실 수 있는 특혜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후원자분들껜 매달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인 용오락실 게임대회 참가권을 우선적으로 드리겠습니다. 주변 상가들의 후원을 받아 푸짐한 경품을 준비할 것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로 이뤄지면 정말 재밌고 서촌의 역사에서 아주 상징적인 장소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용오락실>을 살릴 수 있는 드래곤볼을 모아주세요. 운영에 관한 응원이나 아이디어도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설치할 게임 목록
1. 킹오브파이터즈 95
2. 스트리트 화이터 2 터보
3. 보글보글
4. 심슨 더 무비 (2대 / 4인용)
5. 테트리스
6. 숨은그림찾기
7. 1941
8. 퍼즐보글
9. 파이널 파이트

 

                                          ▲ 복원에 사용 될 용오락실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