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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한 와디즈 내부 이야기

소셜커머스 T사에서 저는 1년에 300억의 매출을 올리던 MD였습니다.

가전/디지털을 주력으로 자동차, 골프, 컴퓨터, 모바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오가며 월평균 30억+a의 매출을 만들어 왔죠.

그리고 지금은 와디즈로 이직하여 가전/테크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리워드사업실의 신용원PD입니다.

1년에 300억의 매출을 만들곤 했지만, 사실 300억을 제 눈으로 본 적은 없네요.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도 300억에 관한 건 아닙니다. 실망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잠시만 들어주세요. 300억 매출 신화를 쓰던 MD가 와디즈로 이직한 이유가 궁금하진 않으신지요.

 

지금부터 저는,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소니의 MD플레이어가 막 출시되어 음악을 미니 디스크로도 듣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스마트폰, MP3 플레이어, CD 플레이어 그리고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이전에 MD 플레이어라는 게 있었는데, 제가 바로 그 MD 플레이어를 경험한 세대였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성능이었지만, 용산 전자상가를 뒤져도 구하질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시절이었습니다.

MD 플레이어를 듣고 자라던 저는, 흑백 폴더폰이 막 유행하던 시절 운 좋게도 뉴질랜드 유학길에 오르게 됩니다. 아, 그렇다고 양떼 목장에 간 건 아니고요.


남들에겐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뉴질랜드에서의 시간을 외로움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되지 않던 공부가 뉴질랜드라고 될 리가 없었고, 오히려 안 따라주는 영어 때문에 때이른 고독을 맛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전자제품 매장에서 영어를 배우다

학업에도 영어에도 정을 붙이지 못하다 보니 시간은 넘쳐났습니다. 여느 때처럼 학교를 파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중, 우연찮게 들어간 딕스미스 매장에서 마침내 마음 붙일 곳을 찾았죠.

딕스미스는 뉴질랜드의 전자제품 양판점 이였습니다. 전자기기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어김없이 직원들이 친절한 설명과 함께 나타났는데, 생각해보니 저는 학교가 아닌 딕스미스에서 영어를 배웠네요. 직원에게 한 마디 더 하고 싶은 욕심에 매장에서 만져본 전자제품을 공부하면서, 저는 조금씩 전자기기 유통 업계에 발을 디디기 시작합니다.


온몸으로 부딪힌 배움은 아프다

귀국 후 첫 직장 생활은 지금은 사라진 전자기기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40여 개의 매장에 입점할 액세서리 바이어 생활이었지만 회사가 사라지며 자의 반, 타의 반 금방 마무리되었죠. 이후 개인사업자 신고를 하고 전자제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 했습니다만, 3년이나 버텼을까요? 국내 유통시장에 깜깜하던 저는 당연하다는 듯 폐업 수순을 밟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자제품을 만지작거리는 시간은 즐거웠기에 멈추지 않고 이커머스 T사로 전자기기 MD로 새출발을 하게 됩니다.


지긋지긋했던 가격비교, 승자 없는 최저가 싸움

보통 MD는 아이템을 기획하고 유통 채널을 관리하는 직업으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내 유통시장이 멀리 보고 아이템을 기획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일, 매주, 매월 카테고리의 인기 아이템을 빠르게 찾아 재고를 확보한 후, 최저가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모션을 집행하는 MD들이나,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려야 하는 사업자 분들이나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커머스라는 플랫폼 환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MD로서 실적을 내야 인기 아이템을 잡을 수 있었고, 사업자 분들과의 관계도 스스로 관리해야 했습니다. 효율적인 프로모션 비용 집행, 광고비 수취, ‘돈이 되는’ 아이템 탐색…. 끝이 안 보이는 경쟁에 할당된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조차 버거워졌습니다. 시즌을 예측해서 아이템을 기획하고 준비해 알맞게 런칭하는 MD다운 MD의 모습은 더 이상 제게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전자제품을 만지작거리며 즐거워하던 모습은 기억조차 나지 않더군요.


안 팔리면 책임지시게요?

“이번에 미국 시장에 새로 출시된 아이템인데 한 번 보실래요? 제품 자체가 재미있고 국내 시장에 이런 게 없어서 가능성 있습니다. 수입해서 입점해 보시죠.”

끝까지 재미있는 전자제품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던 저는 틈틈이 사업자 분들께 색다른 아이템을 발굴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러나 매출 확보의 벽 앞에서 판매자 분들이 단념하시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야만 했죠.

"이건 금방 유사 제품 나오겠는데요? 중국에 공장 찾아보면 더 저렴하게 제작 들어갈 수 있을 법 한데요. 제가 찾아볼까요? 지금 이 가격으로는 안 돼요. 국내 수준이 못 따라줘요.”

그러면서도 저 또한 덥썩 새로운 아이템을 들여오지 못하고 망설였습니다. 당장의 매출이 나와줘야 하는 구조 속에서 제 생각만 믿고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에 선뜻 도전할 수 없더군요. 최소한의 리스크로 사업자 분들과 회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입증해야 하는 MD로서, 불확실성에 승부를 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안 팔아보고 도대체 어떻게 입증을 한단 말입니까?


그렇게 와디즈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와디즈로 이직을 결심하고, 지금은 가전/테크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PD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력을 살려 전자제품 프로젝트를 주로 기획하지만, 가끔은 푸드나 홈리빙 카테고리의 ‘말랑한’ 기획도 합니다. 맞습니다. 재미있고 즐겁게, 하고 싶은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뉴질랜드에서 돌아온 직후의 저처럼, 실패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늦은 나이에 성장통을 호되게 겪었습니다. 처음 기획했던 프로젝트는 리스크 관리 실패로 공개 사흘만에 사과문을 기재하고 접어야만 했습니다.

T사에 있을 때보다 더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왜 실패했을까요? 그건 바로 T사처럼 기획했기 때문입니다. 아이템에 집중해 아이템의 가격과 구성에만 집착하느라, 정작 와디즈가 어떤 플랫폼인지 인지하지 못했던 거죠. 이커머스에서는 잘만 먹혔는데, 왜 와디즈에서는 먹히지 않았던 걸까요?


보조 배터리에 아이디어가 더해져 매진 신화를 쓰다


착한텔레콤의 ‘착! 보조배터리’는 기존의 보조배터리에 흡착판이라는 아이디어가 더해진 아이템이었습니다. 착한텔레콤의 내부 회의 시간에 장난처럼 나온 아이디어를 그냥 넘기지 않고 실행에 옮겨 완성된 아이디어 배터리였습니다. 정식으로 시장에 선보이기 전, 한 차례 점검을 받기 위해 와디즈의 문을 두드렸던 착한텔레콤은, 어느덧 네 번째 매진을 앞두고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매진 신화로 탈바꿈 시킨 건 스토리였습니다. 어쩌다 이런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왜 이걸 살려 실행에 옮겼는지, 실행에 옮긴 착한텔레콤은 누구인지 꾸밈없이 써 내려간 스토리가 단순해 보이는 아이템을 서포터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입니다. 이런 진정성은 서포터 분들의 공감을 형성하고, 공감은 다시 결과로 이어지죠.

진정성.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진정성과 전문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서포터 분들에게 다가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놓쳐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다면 아쉬운 결과만 남기 마련입니다. 제가 와디즈에서 처음 준비했던 프로젝트는 진정성 없는 가격 싸움이었기에 외면 받았던 것입니다.


전자제품 매니아들이 모여 10분 ->1억 달성을 쓰다

이들은 사업을 하던 팀도, 노트북을 만들어 본 팀도 아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전자제품 ‘덕후’들이 소소하게 모인 팀이었습니다. 동네 형 같달까요. 막연히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이 형들은 매니아의 시선에서 노트북을 만들겠다는 꿈 하나로 와디즈에 찾아왔습니다. 세계적 브랜드들조차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는 노트북 시장에서 덕후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0에 가까울 것입니다. T사의 MD였다면 당연히 거절했겠죠. 그러나 와디즈이기에, 이들은 꿈을 이룰 프로젝트를 만들어 공개 10분 만에 1억 원의 펀딩 모집에 성공했습니다.

이번에도 답은 진정성에 있었습니다. 이 대책 없는 동네 형들은 무슨 정신으로 모인 건지, 왜 노트북을 만들게 되었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작성한 스토리는 이커머스와 같은 기존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없던 색다른 스토리가 되어 서포터 분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이그닉팀 또한 아이템과 관련한 고민들을 서포터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보완점을 찾아 나갔습니다. 그리고 벌써 업그레이드된 노트북을 들고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커머스가 틀렸고 와디즈가 맞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분명 각자의 장단점이 있겠죠. 한 가지 확실한 건 둘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는 겁니다. 당장 사용하는 단어들만 보아도 다릅니다. 와디즈에서는 판매자 대신 메이커, 고객 대신 서포터라는 말로 사용하니까요. 페이지를 보면, 화려하고 큼직한 글자들과 빨간색으로 표시한 가격들로 도배되었다면 와디즈에서는 투박하지만 메이커가 직접 들려주는 제작 과정 스토리와 고민들이 겸손한 말투로 촘촘히 적혀 있습니다.

와디즈가 정답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곳이 자식처럼 애정하는 아이템을 세상에 처음 선보이며 다양한 서포터들에게 직접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장임은 확실합니다. 소통을 통해 이들을 팬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매력은 없을 겁니다. 이 매력을 더 많은 메이커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어느 날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승자 없는 최저가 싸움에 휘말려 꿈꾸던 모습을 잃어버리시기 전에 말입니다.


▶신용원PD와의 프로젝트 미팅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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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의 댓글이 달려있습니다.

  • SteadyHD

    스토리를 발굴한다.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공감이 갑니다.
    시시콜콜 세부적인 이야기들, 왜 이 리워드 제품을 준비했는지에 대해서
    일반 이커머스쪽은 이야기할 공간이 거의 없거든요..(필수가 아니다 보니 더더욱)

    아쉽게도 전자제품을 취급하는건 아니라서 신용원PD님과 프로젝트 미팅은;; 잡을일이 없겠지만

    늘 그렇듯... 안경, 구두(신발)로서 와디즈에서 뵙겠습니다.

    저는 Steady H.D의 대표 Edric.Kim 입니다.

    · · 2018.11.09 16:11
  • 신용원

    대표님 안녕하세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늘 응원 드리겠습니다^^

    · 2018.11.10 00:09
  • 황철우

    강조하신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 · 2018.10.26 20:10
  • 유재하

    승자없는 최저가 싸움이라는 대목이 참 와닿는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행보도 응원하겠습니다 !!! : )

    · · 2018.10.24 08:50
  • 현수최

    우와..역시 남다르십니다!!!!

    · · 2018.10.23 17:59
  • 우창성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잘 드러나는 글인 것 같아서 뭉클하네요! 최고입니다!

    · · 2018.10.23 17:58
  • 지이지이

    공감 가는 내용들이 참 많습니다...다음번에 들려주실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 · 2018.10.22 14:20
  • 황인범

    좋은 인사이트 감사합니다.

    · · 2018.10.22 13:22
  • 이재표

    오직 와디즈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들을 더 멋지게 써내려 가시리라 믿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 2018.10.22 12:02
  • 한상균

    이커머스와 크라우드펀딩의 차이점에대한 깊은 인사이트가 느껴집니다! 승자없는 최저가 싸움이란 말씀이 참 와닿네요. 항상 힘내시길 바랍니다 :))

    · · 2018.10.22 10:56
  • 최홍희

    투박하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전달하는 메이커들을 말씀하시는 PD님의 목소리에서 그 분들과 똑같은 (혹은 더한) 진정성이 마구 느껴져 새삼스럽게 마음이 간질간질 뜨거워집니다.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이라니~!! CD가 잊지 말아야 하는 마음가짐을 일깨워 주시네요, PD님이 어떤 꿈을 꾸시든 응원합니다~~ 꽃길만 걸으세용~!

    · · 2018.10.22 09:34
  • 김기찬

    진정성. 쉽지 않으면서도 참 공감대는 대목입니다.
    신용원PD님의 글에서도 깊은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PD님의 행보를 진심다해 응원합니다.
    와디즈에서 더 많은 진정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자제품들이 소개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 2018.10.22 08:43
  • 김신애

    우왓 1빠 :) ‘안팔아보고 어떻게 입증을 한단 말입니까’가 인상적입니다! 응원해요!!

    · · 2018.10.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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