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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한 와디즈 내부 이야기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만드는 두 남녀
이나피스퀘어

지금은 도깨비로 신격화된 공유가 나왔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공유의 사촌형이자 방송음악가 역할의 이선균이 카페 같은 멋들어진 집에서 맨발로 음악 작업하는 장면을 보면서 '좋아하는 일이 업이 된다면 마냥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좋아서 시작한 일도 철저하게 생계라는 것이 되면
어쩔 수 없이 괴로운 순간들이 찾아오는 법

곧 그 생각은 철 없는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단순한 생업이 아닌
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인 커플이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았지만 직업이 되면 아무래도 싫어질 것 같아서 헤어 디자이너가 된 여자, 박인아.  그리고 그 옆에는 이 여자와 반대로 과학도였지만 디자인이 좋아서 대학교 졸업 후,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남자, 최필선으로 이루어진 INAPSQUARE(이나피스퀘어)는 도산 안창호의 삶을 드로잉으로 재해석한 PEOPLE.DOSAN 프로젝트로 역사에 관심이 없을 것 같은 젊은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삼일절 목표금액의 200%를 초과 달성하며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이들과의 탁 트인 곳에서 자유로웠던 대화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PEOPLE.DOSAN 프로젝트는 3월 20일까지 진행됩니다)


그림그리는 게 좋았지만 아무래도 업이 되면 싫어질 것 같았어요


[와디즈] 이나피스퀘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박인아 (이하 INA)] 어렸을 때부터 그림그리는 것을 워낙 좋아했어요. 부모님도 그림을 그리라고 하셨는데 그게 일이 되면 싫어질 것 같아서 직업으로 삼지 않았어요. 지금은 미용사예요. 노트에만 끄적거리는 정도였지만 그림은 계속 그리고 있었어요. 남자친구가 제 그림을 좋아했고 다양한 걸 해보자고 먼저 제안하면서 이것저것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했어요.

[최필선 (이하 P)] 지금은 디자이너였지만 저는 과학도였어요. 생명과학 전공을 살려 다른 걸 해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뒤늦게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이나와는 반대죠. 쓱쓱 그리는데 매력적인 이나의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이 그림을 활용하는 방식을 알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그 제안과 이나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만나서...

[INA+P] 대폭발한 거죠. (웃음)



[와디즈] 아무렇게나 쓱쓱 그리시는 것 같지만 작가님에게 영감을 주는 게 있을까요?

[INA] 이걸 해야되니까 무엇을 어떻게 그리자가 아니라 혹은 영감을 받아서 그리지는 않아요. 영감을 받는다면 저는 그리기 때문에 사진이나 눈에 보이는 것에서 영감을 받죠. 보통 아무 생각 없다가 그냥 그리다가 "이거 마음에 들어. 이거로 가자!", "엇, 이걸 그림으로만 갖고 있을 수 없어. 달력으로 걸고, 옷으로 입자." 이렇게 즉흥적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P] 좋아하는 것이 영감이 된 것 같아요. 프리다칼로, 스티븐잡스, 그리고 지금 도산 안창호 선생님으로 진행하고 있는 피플프로젝트도 경주 여행길에서 돌아오는 KTX 안에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리다가 시작됐어요.


이나피스퀘어의 LOVE.HATE 시즈

[와디즈] 개인적으로 이나피스퀘어의 프로젝트 중에 LOVE.HATE 프로젝트에서 욕 시원시원하게 하는 HATE를 좋아합니다. 평소에도...? (웃음)

[INA] 헤이트는 보시다시피 욕이 많잖아요. HATE는 화를 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 때 그렸어요. 제가 직접 욕을 하면 상스러우니까 귀여운 캐릭터로 욕을 하자! 그래서 헤이트를 많이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와디즈] 그간 피플프로젝트는 외국인물들만 그려졌어요. 첫 국내인물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하시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은 무엇인가요?

[INA] 어쩌다보니 외국인물들만 그리긴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뭔가 정하고 그리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저희가 좋아하는 국내인물들을 떠올리다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그려봤는데 되게 멋있는 거예요. 저희가 좋아하는 인물이지만 선으로만 그려지기 때문에 그려진 그 형태도 중요하거든요. 그분에 대해 깊게는 알지 못했는데 늘 지나치던 도산공원에 가서 관장님과 기념사업회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알게 될수록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멋있는 분이구나 느꼈어요.

[P] 아참, 김구나 윤봉길, 유관순이 아닌 왜 안창호인지 묻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독립운동에 성별이 어디 있고 1인자, 2인자가 어디 있겠느냐만요. 도산 선생님은 알면 알수록 외형적인 멋뿐이 아니라 그 내재적 멋이 정말 똘똘 뭉쳐 있어요. 난 부자야, 난 배웠어 그런 게 아니라 그분의 능력과 발상에서 느껴지는 신뢰. 하지만 그게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다는 아쉬움과 동시에 단순하게 나라의 큰일을 한 독립운동가를 넘어서서 기획자, 위트와 예술적 감각이 있던 청년, 살아계신다면 미소지으면서 용기를 줄 것 같은 인생의 스승 같은 사람, 곁에서 가족들을 잘 지키지 못했다는 한켠의 죄스러움을 안고 살았던 가장. 인간 안창호의 친근함에 대해 느껴졌어요.


와디즈 펀딩을 통해 도산공원에 한 분이라도 더 오셨다고 하면 저희는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와디즈] 피플도산 프로젝트로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P] 지금 와디즈에서 진행하는 피플도산 프로젝트는 사실 처음은 아니에요.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해주신 후원자분들에게 리워드로 제공되는 제품들이 지금은 다양하지만 전에는 맨투맨이랑 폰케이스로만 진행했었고, 수익금의 일부를 도산 기념사업회에 기부했던 적이 있어요. 다른 기념관들을 가보셔서 아시겠지만 기념관에 기념품이 있긴 한데 전기나 열쇠고리로 다양하지 않기도 하고 일상에서 사용하면서 그 인물을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은 없잖아요. 도산 기념사업회에서도 그런 고민을 하고 계셨고 저희의 제품을 두면 좋겠는데 제품 종류가 좀 더 다양하면 좋겠다고 제안해 주셨어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더 다양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INA] 쑥쓰럽긴 하지만 저희의 피플도산 프로젝트가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리거나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역사에 관심이 있지만 정작 알아야 하는 젊은이들은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고 관심을 가지는 것도 사실 쉽지 않죠. 도산 안창호선생님을 시작으로 이상 등 저희가 알리고 싶은 사람들, 와디즈가 그 큰 스케치 중 하나의 작은 그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만의 생각과 색을 가지는 것, 그 다름이 엄청 특별함은 아니지만 저희만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와디즈] 이전까지 이나피스퀘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한정수량이라 희소성을 매력이 있으면서도 나만 알고 나만 쓰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실 때 이런 부분은 걱정하지는 않으셨나요?

[P] 처음 저희가 시작했던 98프로젝트는 딱 100개만 만들어서 저희도 하나씩 갖고 98개라는 제한수량을 두고 진행하긴 했었어요. 이 정신을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피플프로젝트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도산공원에 한명이라도 더 왔다고 하시면 저희는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어렵고 무겁게만 생각했던 역사에 접근하는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것에 가치를 두지 한정성에 대해서는 신경쓰고 있지 않아요.

[INA] 저희가 걱정하는 게 있다면 젊은 사람들이 창작이나 자기만의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가볍게 생각하시는 분들 중에는 저거로 돈 버네? 남의 것을 쉽게 따라하고, 하다마시는 분들도 있어요. 오! 저런 걸 하네, 저희를 원동력으로 제대로 된 젊은 창작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와디즈] 이나피스퀘어의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보면 정말 팬들이 많은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INA] 프리다칼로 티셔츠를 입고 프리다칼로 생가에 가신 분, 피카소 맨투맨을 입고 피카소 그림을 봤는데 색달랐다는 분도 있었어요. 저희가 고마운데 저희한테 오히려 감사하다고 하시는 분들의 짧은 메시지에도 우리는 그 진정성이 느껴져요. 포장을 할 때도 선물을 하는 느낌으로 준비하는데 그런 마음까지 모두 전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P] 아, 맞다! 며칠 전, 펀딩에 참여해주셨던 서포터분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최근 역사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며 오히려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들도 계셨어요. 돈 벌자고 남의 것을 따라하는 사람 중 이나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오히려 알려 주시고 저희보다 더 걱정하고 화까지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우리만의 생각과 색깔을 가지는 것이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그 다름이 엄청 특별한 건 아니지만 저희만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 그림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를 생각하고 그린다면 그건 제 그림이 아니라 남의 그림이죠.

[와디즈] 예술 작품을 보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시선도 다양한 것 같아요. 이나피스퀘어의 작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INA] 네, 맞아요. 제 그림을 좋아해주는 분들도 계시지만 물론 누군가는 '이게 무슨 '그림이야.'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그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제 그림같은 경우에는 인물의 눈이 없는 것, 선이 곧지 않은 것, 실루엣으로만 표현한 것 등 누군가의 입장에서 볼 때는 여러가지의 미완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누가 보든 특정 인물 혹은 특정한 어떤 것으로 보이는 완벽한 정밀화를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니에요. 그렇게 그릴 수도 없고요. 그래서 이같은 다양한 의견을 좋아하고 또 존중해요. 똑같은 영화를 보아도 서로 이해하는 결말이 무수히 많은 것처럼요.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마음에 안 들어하는 사람도 있고요.

많은 의견은 감사히 듣되 그런 의견에 저의 그림이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는 게 중요해요. 이 그림이 어떻게 보이느냐를 먼저 생각하고 그린다면 그건 제 그림이 아니라 이미 남의 그림이에요. 저는 제가 원하는대로,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시는 건 여러분의 몫이죠.



[와디즈] 1년 반 정도 연인관계로 함께 일이 아닌 일을 하고 계신대요. 좋은 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INA] 그냥 동업자가 아니고 여자친구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작업이 안 되는 것을 알기에 오빠가 정말 배려를 많이 해줘요. 걱정이라면 오빠한테 제가 너무 막하지 않을까 그 걱정이죠. 서로 힘든 것을 아니까 최대한 조심하려고 해요. 물론 예민해지는 순간들이 가끔 있긴 하지만 함께여서 좋아요.

[P] 연인이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단점보다는 좋은 점이 더 커요. 연인이 꼭 아니더라도 아는 사람,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풍성해져요. 우리 뭐할까? 라는 고민만 아니라 더 재미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커요. "우리 이런 건 해보는 건 어떨까?" 여행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서로 시너지날 수 있는 점이 많다는 것이 매우 좋아요. 단점이라면 쉼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만나는 시간까지도 일이 되는 것. 쉼이 되어야 하는 시간이 일이 되고 이게 쌓이면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해요. 다시 같이 일을 하는 그 처음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다시 같이 일을 할 것 같아요.



[와디즈]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해 이나피스퀘어의 목표!

[INA] 그림도 그리고, 좋아하는 손님들만 개인적으로 예약받아서 본업인 헤어디자이너도 할 수 있는 작업실 겸 오프라인 공간을 계획 중이에요. 작은 공간으로 시작하더라도 조금씩 넓혀가면서 이나피스퀘어에 시간을 많이 쓰고 싶어요.  

[P] 온라인 베이스로 소통하고 있지만 저희는 오프라인을 좋아하고 면대면을 좋아하고 아날로그를 좋아해요. 여기는 머리도 하네, 그림도 그리네.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로 앞으로 미래를 고민한다는 것, 그 미래 속 공간은 늘 시작점이에요. 그 공간에 그림도 있었으면 좋겠고 이나가 머리도 하고 요리도 내줄 수 있는 공간, 저의 작업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는 여긴 도대체 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저희가 좋아하는 것을 다 모아놓고 싶어요. 올해는 그 공간을 가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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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 : 차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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