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현실이 드라마 같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만큼 눈앞에 있는 광경이 드라마보다 더 놀라울 때가 있는데요. 이정록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도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이라고 하기엔 너무 초현실적이라 가상처럼 느껴졌다고 할까요. 포토그래퍼 이정록 작가의 작업으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갤러리나우 메이커를 만나봤습니다.

갤러리나우 메이커 '이정록 작가 생명나무' 프로젝트

• 2019.08.27-2019.09.22
• 35,787,000원 펀딩
• 94명의 서포터

Q. 안녕하세요! 메이커님과 펀딩 프로젝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갤러리나우 디렉터 이순심입니다. 이정록 작가(이하 이정록)는 독보적인 사진 방식과 철학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뮤지엄에서 일반 컬렉터에게까지 주목받고 있는 사진가입니다. 이정록은 라이트 페인팅에 순간 광을 이용하는 그만의 방식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 와디즈에서는 이정록의 <생명나무> 프로젝트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작가의 작품을 펀딩 하는 사례는 상당히 드문데요. 어떻게 작가의 작품을 펀딩으로 소개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생명은 누구에게나 힘이 됩니다. 요즘은 마음이 어려운 분들이 많잖아요. <생명나무>를 통해 무슨 일이든 능히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는 활기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또, 작품을 소장해 본 경험이 없는 젊은 층에게 의미와 가치, 그리고 기쁨을 더 해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작을 소장할 수 있다’는 사진예술의 장점을 통해 원작이 주는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생명나무> 필립스 경매 페이지

Q. 세계 3대 경매인 영국 필립스 경매에서 22,500파운드로 낙찰되었다고 들었어요.

세계 3대 경매 회사의 하나인 런던 필립스의 'Ultimate Contemporary' 섹션 경매는 노미네이트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인데, 시작가(한국의 판매가)의 3.3배의 높은 가격으로 낙찰된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교과서 작가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대가인 만 레이, 앤디워홀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우리나라 사진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대단한 일이었죠.

Q. 위와 같이 고가로 낙찰된 작품을 펀딩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이 굉장히 실험적이라고 느껴집니다.

갤러리나우의 미술품 대중화 프로젝트 <원룸원포토>가 아니면 이렇게 낮은 리워드 금액으로 진행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정록 작품이 '미술품 대중화의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라는 프로젝트의 철학와 만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펀딩 이후 당분간은 이런 작품을 다시 만날 기회가 주어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Q. 갤러리나우는 이정록 작가의 작품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저희 갤러리나우는 사진 전문 갤러리이고, 저는 사진가이자 대학에서 사진 가르치는 일을 오래해서 이정록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또, 갤러리나우는 ‘갤러리나우 작가 상’을 통해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데요. 이정록 작가는 2017년 갤러리나우 작가 상 수상자이기도 했죠. 이정록 작가가 사진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로 꼽히며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어 가는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갤러리로서는 큰 기쁨입니다.

Q. 이정록 작가의 작품이 사진이라는 것을 알고 굉장히 놀랐어요. 갤러리나우는 이정록 작가의 어떤 매력에 주목했나요?

이정록의 작업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이라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작가의 작품에는 작가의 철학, 담고자 하는 메시지 등이 잘 드러나야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정록의 작품은 완성도가 높으면서 작품에 담겨있는 메시지 또한 보는 이들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고 있어 대단한 아우라와 매력을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록 작가의 작업 과정

Q. 이정록 작가는 나무와 빛을 주제로 연작을 하고 계세요. 이정록 작가에게 나무와 빛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정록 작가는 마른 나뭇가지에서 흐르는 생명의 온기를 생각하며 <생명나무>라는 컨셉을 떠올렸는데요. 이후 생명의 정령과 빛을 동일시하면서 빛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즉 생명력을 빛으로 해석하여 완성시켰습니다. 생명력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빛이라는 매개체와 만나서 더 큰 힘이 되어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Q. 이정록 작가가 신비로운 자연을 카메라에 처음 담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정록 작가노트로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명나무는 겨울과 봄 어디쯤에서 만난 감나무에서 시작되었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에 바짝 마른 나뭇가지 끝에서 언뜻 초록이 보였다. ‘그때 나는 정말 보았던 것일까?’ 내가 본 것이 무엇이었든 간에 죽은 듯 말라버린 그 가지는 생명의 싹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겨울을 나는 모든 나무가 그러하듯이. 그 생명력은 선명하게 보이지 않더라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이 어디 그뿐이랴! 일종의 각성이 있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각성”

[리워드B-WARM] Tree of Life #2-10 / ed 200

Q. 이정록 작가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갤러리나우가 생각하기에, 이정록 작가님이 주목받고 계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정록은 성찰을 통해 영적 기운을 배가하려고 노력하는 작가입니다. 갤러리는 현재를 통해 미래의 작가의 모습을 예측합니다. 그는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하고 자신을 의도적으로 고립시키는 극단적 상황까지 몰아붙이면서 작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정록은 현재의 작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미래가 더 기대되는 작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Warm 작품과 Cool 작품은 각각 어떤 분위기에 더욱 어울릴까요?

Warm은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 휴식의 공간에 어울리겠죠? 무엇보다 작품을 통해 편안함의 위로를 받고 싶다면 Warm 톤을 권해 드립니다. Cool 작품은 세련되고 깔끔한 도시적인 장소에 더 잘 어울립니다.

두 작품의 한 곳에 붙인다면 하나를 볼 때보다 깊은 아우라를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두 점의 작품 사이에 흐르는 기운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리워드A-COOL] Tree of Life #3-9 / ed 200

Q. 이 작품을 실제로 봤을 때 느낌이 궁금해요. 혹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현재 세 군데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인사동 갤러리나우, 압구정 위워크 (wework), 홍대 비플러스 카페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갤러리나우와 비플러스 카페는 특별한 절차 없이 볼 수 있으나, 위워크는 한정된 기간에 신청을 받아 진행합니다.

Q. 현재(9월 16일) 목표금액의 3634%를 달성하고 있어요. 메이커님이 생각하시기에, 이 프로젝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선한 영향력을 생각하는 와디즈 서포터님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서포터님들께서 펀딩을 해주시는 것은 단순히 한 작품을 서포트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더욱 대중 옆으로 가야 한다’는 이번 펀딩의 대의를 응원하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연령대가 미술 작품을 서포트하기에는 조금 젊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는데 전혀 뜻밖의 큰 반응에 놀랐습니다. 연령과 상관없이 작품의 가치와 사회적 영향에 공감하는 수준 높은 서포터들이 이토록 많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고요. 다시 한번 한국 예술 시장의 장래가 밝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Q. 작가님의 작업을 펀딩 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펀딩을 준비하실 때 가장 신경 쓰셨던 부분이 무엇일까요?

이정록 작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은 사진가입니다. 큰 작품 가격이 1,100만원인데 사이즈가 작고 에디션을 많이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낮은 가격의 작가로 혹 오해하시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좀 있었습니다. 구매보다는 펀딩 개념의 와디즈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작가를 알리는 것이 더 돋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스토리 작성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Q. 혹시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것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작품 판매가 처음이다 보니 과거 진행되었던 유사 프로젝트를 참고하였습니다. 성공한 프로젝트와 그렇지 못한 프로젝트와의 차이점과 그 요인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성공사례뿐만 아니라 실패 사례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번 마케팅 기획은 하이엔드캠프와 함께하였습니다. 작품과 기획, 마케팅 모두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 방식을 통해 홍보한다면 ‘고객에게 진심이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와디즈의 펀딩메이트 바로가기

Q.이정록 작가의 작업은 갤러리 나우 <사진예술대중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업이었는데요. ‘사진 예술을 대중화하겠다’는 목표가 와디즈를 통해 이뤄졌을까요?

와디즈에서의 성취는 갤러리나우에게 아주 고무적이었습니다. 예술 작품 구매는 장벽이 높기 때문에 갤러리 입장에서도 작품에 관심을 두시는 분을 만나는 것이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와디즈라는 플랫폼이 저희와 그런 서포터즈를 이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번 펀딩을 통해 <원룸원포토>가 추구하는 가치(진심과 작품의 가치를 구별하는 대중), 즉 미술품 애호가의 시장을 확인한 일이 무엇보다 기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와디즈를 통해 예술이 대중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생각을 채워주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Q. 첫 번째 프로젝트 이후 두 번째 프로젝트로 와디즈에 찾아 주실 예정인가요? 이후에는 어떤 작업을 소개해 주실 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 와디즈와 함께한다면 더 많은 분과 진정한 미술품 대중화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많은 분이 미술품 소유의 즐거움에 함께 해주시면 창의적 사고의 증진과 대한민국의 대중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신, 앞으로 참여하실 서포터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는, 눈이 밝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키아프 KIAF2019에서 뵐 수 있으면 더욱더 좋겠습니다. 이정록 작가의 다른 작품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희 갤러리나우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통한 문화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그대로의 진정성으로 더 많은 대중과 만나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갤러리나우의 이정록 <생명나무> 프로젝트가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