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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는 마음#6 "투자, 어디에서 시작해야할까요?"

매주 목요일 ‘투자하는 마음`에서는 와디즈 투자자와 함께 나누고 싶은 고수의 투자 철학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에는 ‘투자의 시작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모두 투자의 필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회사에 다니면서 이렇게까지 공부하기는 어렵겠는데?"하는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막연함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투자,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박영옥 투자자는 알지도 못하는 곳에 내 돈을 맡기고, 투자수익을 얻기 기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부는 필수라는 거죠. 하지만 전략적으로 시작하기 조금 더 쉬운 길이 있다고 말합니다.

“중위님이 사과농장에 투자했다나 봐.”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는 발달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미국의 주요 현대사를 배경으로 서서히 성장해가는 영화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주인공은 제대 후에 군대에서 상관이었던 중위와 새우잡이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곧 새우를 많이 잡으면서 돈을 좀 벌게 된다. 그런데 새우잡이를 그만둘 때쯤 주인공은 일을 해서 번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가진 부자가 되어 있다. 돈을 관리하던 중위가 주식투자를 했는데 엄청난 수익이 난 것이다. 중위의 말에 따르면 평생 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액수였다. 

도대체 어떤 사과농장이기에 평생 돈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큰 수익을 안겨준 것일까. 영화에는 주인공이 ‘사과농장’에서 보낸 우편물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봉투에는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이 그려져 있다. 영화에서 보신 대로, 혹은 짐작하시는 대로 사과농장은 애플사다.

혹시 여러분은 주인공처럼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면 남의 말만 믿고 투자해서도 안 되고 자신이 잘 모르는 사업에 투자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애플을 사과농장이라고 오해한 주인공처럼 어이없는 수준은 아니어도 ‘○○를 만드는 회사’라는 것 정도만 알고 투자하는 경우는 흔하다. 

모르는 업종의 기업에 투자하려고 할 때, 나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한다. 알지도 못하는 곳에 내 돈을 맡기고 수익이 나기를 기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물론 주식시장에는 이따위 공부는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업종도, 기업도 필요 없고 오로지 차트만 있으면 된다고 주장한다. 대체로 단타에 치중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의 가치가 반영된 주가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 차트인데, 그것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놀라울 따름이다. 차트는 참고자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온갖 그럴듯한 이름의 기술적 분석이 있는데 이 틀에 따라 과거의 지표를 분석하면 딱딱 들어맞는다. 그 정도 적중률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그 투자자는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어야 할 텐데, 아직 그런 경우는 보지 못했다.

업종과 기업을 공부하고 기업과 장기간 소통하면서 동행하는 것에 비하면 차트 투자는 너무나 쉽다. 그래프를 공식에 대입하기만 하면 미래 주가의 향방을 알 수 있다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사람 마음속에는 쉽게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이 있다. ‘차트만 봐도 되면 참 좋겠다’라는 바람은 어느새 ‘차트만 봐도 된다’라는 믿음으로 바뀐다. 그러면 나 같은 사람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워런 버핏이 왜 매일 전화통을 붙들고 사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주가가 하염없이 떨어져 바닥에 부딪힐 때까지 차트 신봉자로 사는 것이다.

헛된 희망을 품지 않는다 해도 내가 말하는 주식투자의 방법들을 보면 ‘직장에 다니면서 하기에는 좀 버겁겠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부자가 되려면 그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조금 더 쉬운 길은 있다. 

현재 여러분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에서 시작하는 것이다.(바라건대 ‘그거라면 한번 해볼 만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한다.) 여러분은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이것은 세부적인 업무를 잘한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문제다. 타 부서는 물론이고 협력업체의 일 등을 포함하여 업종의 전체적인 판세를 읽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 업종에서, 또는 한 기업에서 어느 정도 일하다 보면 그 정도는 당연히 아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객관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타 부서와의 알력 다툼 등이 대표적이다. 알력 다툼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 전체적인 판세를 읽기 어려워진다. 기획, 생산, 판매 등 각 팀들이 서로를 무능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욕하는 상황이라면, 혹은 여러분이 그중 한 명이라면 업종의 판세를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겠는가. 협력업체를 갑을관계로만 파악하면서 업종의 판세를 읽을 수 있겠는가. 부서의 논리를 떠나, ‘우리 회사’를 떠나 업계 전체의 상황을 보면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이 보일 것이다.

 나는 “공부를 한다고 할 때 도대체 어느 수준까지 알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답한다.

그 회사 사장과 기업 경영을 놓고

토론할 수 있는 식견이 있어야 한다. 

만만한 경지는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동행과 동업이 가능하다. 임원이 되기 위한 선행학습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겠다. 직업인으로서, 투자자로서 능력을 쌓는 길이니 일거양득이라 하겠다.

개인 투자자는 반드시 자기 직업과 연관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업종의 현황이 좋지 않은 기업에 투자해서는 안 되고, 하나의 업종에 포트폴리오가 몰려 있어서도 안 된다. 전혀 다른 업종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해도 파고 들어가면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공부를 시작하는 지점이라는 데 무게 중심을 두기 바란다. 다행히 해당 업종의 현황이 좋다면 투자를 하면 되고, 아니라면 ‘우리 업종에 있던 돈은 어디로 흘러갔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공부의 꼬리를 이어 나가면 된다.

업종의 밝은 전망을 보고 기업을 찾는 방법도 있고, 좋아 보이는 기업을 먼저 발견하고 업종의 전망을 보는 방법도 있다. 어느 쪽이든 업종에 대한 공부는 빼놓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단순히 업종의 전망이 밝다는 것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왜 전망이 밝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단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눈 뜬 장님이나 마찬가지다. 업종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아야 호재와 악재를 구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늘 다른 누군가가 분석해주는 자료에 의존해야 한다. 그리고 자료를 손에 넣었을 때는 이미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한 이후가 되기 쉽다.


요즘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지 아시나요? 1위는 ‘퇴사할 거다.’, 2위는 ‘유튜브 할 거다.’래요. 웹상에 직장인 2대 허언이라는 사진이 돌아다니더라고요. 예전에는 순위에 항상 ‘다이어트할 거다’, ‘금주할 거다’, ‘외국어 공부할 거다.’도 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유튜브가 대세는 대세인가봅니다.

 유튜브가 다이어트, 영어공부처럼 항상 지키지 못하는 다짐으로 남는 것은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막연하기 때문입니다. 꽤 오랫동안 정성과 시간을 쏟아야 하는데, 회사에 다니면서 그 정도 인내력을 지니기가 쉽지 않죠. 괜히 큰돈 들여 장비부터 사보지만, 마음속 부채의식만 늘어날 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투자도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공부해야 할 내용도, 이것저것 봐야 할 자료도, 복잡한 숫자도 많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조급한 마음에 귀동냥으로 일단 시작했다가 시퍼런 그래프를 보고 나면 마음이 서늘해져서 영영 도망치게 되죠. 피하면 피할수록 두려움도 복리로 커지는 걸 알면서도요.

 저는 와디즈에 합류하기 전,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미술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입사하자마자 문화콘텐츠 펀딩부터 시작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투자해서 돈도 벌 수 있다니 신기했거든요. 몇 번 실패하기도 했고, 아직 엄청난 부자가 된 것도 아니지만 2년 전에 비하면 조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점차 관심 분야도 넓혀 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기술 기업을 살펴보는 게 재밌더라고요. (문과인 제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지 저도 정말 몰랐습니다.)

여러분도 아직 투자를 시작한 적이 없다면 박영옥 투자자의 조언대로 내가 관심 있는 업종, 내가 일하는 산업에서 시작해보시는 건 어떤가요. 당장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취미를 시작하는 마음으로요.

처음에는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는 없겠지만, 당신이 지금 있는 곳에서 출발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당신의 처음을 응원하는 와디즈 드림.

◈ 본문 내 프레너미 출판사와 저자의 협의 하에 ‘돈, 일하게 하라’ 저서에서 발췌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